금, 04/19/2024 - 17:12

블로그 포스트

새로 산 벤츠는 어디 가서 자랑하나?

2000년대 초반 어느 해외 탈증인 사이트에서, 본인은 관념을 이미 깼지만 집회를 다닌다고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이유가 재미있었습니다.
 
 
 
"새로 산 벤츠는 어디가서 자랑하나?"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그 질문에 정신이 아찔해지면서, 아주 새로운 영적 양식을 한 입 베어먹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상에는 이토록 솔직한 사람도 있구나! 이건 진리야!
 
 
 
어쩌면 사람은 자랑하기 위해서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그 이후로는 제 머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그 사이트가 자랑에, 자랑에 터져버릴 지경이 되었을 때 쯤에, 저는 무엇인가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새로 산 벤츠 자랑하는 방법"
 
(자랑에 대한 고찰)
 
(1) 인터넷 게시판에서 자랑하지 않는다. 자랑은 Facebook과 Instagram에서의 인증샷이 정석!
 
(2) 뜬금없이 자랑하지 않는다.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후에, 자동차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면서 차량의 브랜드를 살짝 흘릴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3) 지나치게 자세히 자랑하지 않는다. 올 스펙을 읊으면서 각종 옵션까지 자세하게 설명하면 오히려 반감을 삽니다. 특히 가격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합니다.
 
(4) 지나치게 뭉뚱그려 자랑하지 않는다. 위(3)과 모순되지만... 어느정도 디테일하게 자랑해야 반감을 사지 않습니다. 벤츠라면서 Smart면 배신감을 느낍니다. C, E, S... 클래스 정도는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5) 아무 일도 없는데, 차를 끌고 가서 보여주지 않는다. 영 자랑하고 싶으면 어디라도 같이 놀러가자고 하는 것이 좋습니다.
 
(6) 은근하게 살짝 노출하는 절제미가 있어야 한다. 커피숍 테이블에 스마트폰과 함께 열쇠를 나란히 놓는, 이런 자연스러운 연출, 강추입니다.
 
(7) 의심질을 하는 놈이 있으면, 몰고가서 보여준다. 이건 조금 비추방법입니다. 그런 의심을 만들었다는 것을 반성하고 새로운 자랑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8) 벤츠를 사지도 않았으면서 자랑하지 않는다. 이건 말해 뭐해죠. 이 경우, 자랑을 취소해야 합니다.
 
(9) 자랑하지 않는다. 벤츠보다 평시에 더 멋진 사람이라면... 이게 끝판왕! 하지만,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P.S.  "벤츠를 사려다가 그만두었다"는 "새로 산 벤츠를 자랑"함에 준하는 원칙을 적용합니다.
 
 
 
새로 벤츠를 뽑게 되시면 제 이 글을 꼭 기억해 주세요!
 
 
 
Tags: 
Back to Top